독서 · 17
  1. 2026
  2. 『실패를 통과하는 일』2026.01.16
  3. 2025
  4. 『싯다르타』2025.10.26
  5. 『학문의 즐거움』2025.10.20
  6.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2025.08.27
  7. 『초신성의 후예』2025.08.14
  8. 『나는 포기를 모른다』2025.08.07
  9. 『심장보다 높이』2025.08.03
  10.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2025.08.02
  11. 『료의 생각 없는 생각』2025.07.14
  12. 『어린 왕자』2025.06.29
  13.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2025.06.24
  14. 『생각 망치』2025.06.23
  15. 『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2025.06.21
  16.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2025.06.10
  17. 『인간의 대지』2025.06.08
  18. 『오즈의 마법사』2025.05.01
  19. 『카할의 과학하는 삶』2025.03.31

『료의 생각 없는 생각』

2025.07.14 · 독서

📘 『료의 생각 없는 생각』

🖋 료 / 엮은이: 안희연, 황인찬 / 출판사: 열림원


나를 향한 사랑에 내가 먼저 품을 내어주지 않으면 그 누구도 진짜 사랑할 수 없는 형벌을 받게되는 건 아닐지 매번 걱정해 봅니다. (p.7)

2019년에 사는 내가 어렵지 않게 이런 문화를 만나고, 큰 비용을 내지 않고도 집으로 들여올 수 있으며, 너무 많아 다 가볼 수도 없는 최고 퀄리티의 갤러리와 뮤지엄들을 곁에 두고 지낼 수 있음이 더없이 감사한 시간들.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고 손으로 스쳐야지. 멋없게 잊지 않아야지. (p.24)

늘 여행은 나에게 모든 걸 보여주고, 내가 그것들을 얼마만큼 알아채는가에 관한 게임 같다. (p.33)

여행지에서는, 답답하거나 불편한 일투성이에도 믿을 수 없게 불평 없는 내가 있다. (p.33)

지금 아껴주기도 모자라기만 한 매일의 시간에 ‘부질없던 다툼은 무엇일까’에 대해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순간의 유한함을 조금은 알게 된 우리의 대화는 꽤나 한참 동안 계속 이어졌다. (p.38)

그저 ‘사소하고도 깊던 타인의 마음을 읽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에서 늘 일이 진행된 것이 어쩌면 어이없고 웃겨도 사실이다. 그리고 아무도 헤아려 눈치채지 못했던 외롭고 쓸쓸한 마음이라면 더더욱 알아채고 싶었으니까. (p.43)

작든 크든 성장했다는 것은 어둡고 보이지 않음을 알고도 발을 내딛은 용기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누군가들이 말하던 어떤 성공보다 훨씬 큰 의미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p.50)

우리가 뭔가 알아채고 나서 그대로 행할 수 있는 시간은 언제나 이미 지나쳐버렸거나, 있더라도 너무 짧다. (p.51)

그래서 지금 마음이 가는 곳으로, 미루지 말고 일단 가야 한다. 결국, 가서 후회하는 마음보단, 갈 수 있었던 그때의 나의 용기에 분명 힘을 실어주게 되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다음 결정에는 전보다 늦지 않은, 그래서 제법 옳은 선택을 하는, 조금 더 현명해진 내가 있지 않을까. (p.51)

혹여 신중하다는 미명 아래 게으르거나 미루는 건 아닌지, 어설프게 약아서 생기는 우유부단함일 수도 있으니, 가끔은 찬찬히 스스로를 관찰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생각의 무게를 실어줄 수 있는 일과 몸부터 움직여야 하는 일을 좀 더 구별할 수 있지 않을까. (p.54)

사실 누구보다 겁이 많던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시작하는 것. 그리고 계속하고, 또 계속하는 것뿐이다. 눈물 같은 건 알은체하지 않는 샴쌍둥이 같은 마음속 천둥 번개를 매번 떼어놓은 채로. (p.55)

결과로 평가받는 일이 늘 뒤따를 때, 그저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아 실패도 수모도 없던 시절로 도망치고 싶다는 유혹 또한 언제나 공존한다. (p.56)

시작할 수 있는 용기, 지켜내고 싶은 신념, 매일을 ‘나다운 매일’로 보내는 성실함이 모여, 올 한 해도 여전히 나답지 않은 타협은 저 멀리 던져두고, 대체 불가 ‘료그리’로 살아갈 수 있도록, 작게라도 늘 성찰하고 기록하며, 반복적으로 노력하고, 성실하게 지켜내기를 다짐한다. (p.57)

돌이켜보면, 내가 성장했던 시간은 단단해서 무언가 더는 필요하지 않던 더없이 야무지던 시절이 아니라, 가장 약하고 앞이 보이지 않아 불안해, 열 번이고 백 번이고 다시 두드렸던 한없이 작은 새 같던 시절이었다. (p.57)

더없이 지칠 때쯤에서야 오히려 좋아 얻어걸리는, 매번 그런 리스크로 사방이 가득한 롤러코스터를 내 의지로 탈 용기가 있을 뿐. 그게 무엇이든 알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해야 알 수 있는 것임을 이제는 조금 알고 있다. (p.58)

다방면의 전문가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나름의 중심을 잡고 간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모양새가 같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매번 회초리를 맞는 것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는 아무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당황하고 섭섭한 마음에, 기댈 곳 없는 모퉁이에 자꾸만 선다. 자기로 태어나, 그저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일이 이렇게도 어려운 세상임을 증명하는 것처럼. (p.59)

그러나 이런저런 시절의 경계 없이, 마음의 요동은 늘 공존한다. 나는 그저 숨을 가다듬고, 진정한 나를 찾아 누구의 수행자가 아닌, 내 생각의 실행자로서 그저 다시 용기내어 걷기로. (p.59)

자신에게 무엇도 시작해주지 않음으로써 자기가 무엇을 원하고 또 해낼 수 있는지 경험조차 시켜주지 않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p.62)

그렇지만 더없는 소심함 때문에, 뭐든 열심히 살피고, 듣고, 만지며, 기억하는 자연스러운 습관도 가질 수 있었다는 건 한참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p.74)

모두가 내게 말하는 것 같다. “깊은 사고는 더 이상 니즈가 없으며, 가벼운 것이 더 행복할 수 있고, 깃털 같은 생각들도 시간을 두고 빼곡히 쌓으면 결국 똑같은 무게감을 가질 수 있다고. 그러나 솔직히 무게 같은 건 못 본 지 오래되었다.” (p.77)

순간순간의 두려움과, 실망과, 어김없이 남던 상처들을, 결국 진실됨과 성실함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어김없던 믿음에 나의 시간을 들일 수만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그 어떤 시점부터는 능력의 게임이 아니라 근성과 태도의 게임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생각보다 많은 것이 두렵지만 두렵지 않고, 아프지만 아프지 않을 것 같다. (p.83)

매일 봐도 좋은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심지어 그것이 늘 가까이에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세상의 가장 큰 축복임을 매 순간 알아채고 진정으로 감사하며 빼곡히 마음에 담는 일. (p.90)

아름다움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발견해내는 자의 특권일 뿐. (p.90)

아름다운 것을 보고 사방으로 흩어져 웃던 우리를 알고, 시간의 유한함을 알고, 슬픔에서 매일을 수련한다 해도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아쉬운 것에 적응되지는 않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과 슬픔을 무척 많이 안다 해도, 결국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다. (p.116)

같고 다름과 옳고 그름이 구분조차 안 되는, 때때로 혼란한 세상에 대적하는 나만의 작은 방법은, 아름다워 아쉬웠던 순간들을 차곡차곡 쌓아 마음 깊은 곳에 꼬옥 예쁜 배열로 담아둔 뒤, 잊지 않으려는 장치를 곳곳에 만들어두는 것. 그리고 마음이 그저 그럴 때마다, 스위치를 재빠르게 켜는 일. (p.124)

여기저기 가야 할 곳도, 널뛰는 장르의 해야 할 일도, 매 순간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어질어질 헤매는 일도, 곱게 아름답고 무해하게 귀여운 것들을 보는 순간 그 어지럽고 복잡한 많은 것들이 보란 듯이 녹아내린다. 지금 당장 세상을 뒤흔들지는 못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결국 진정으로 승리하는 건 그런 것들. (p.131)

그때의 이야기와, 다정한 눈빛과, 찰나에 나눈 소중한 감정의 텍스처를 내 두 눈 속에서 다시 생각해내는 혼자만의 2차 기분도 참 좋아한다. (p.137)

그리고 송구하게도 아무 노력 없이 선물 받는 매일들이 있잖아. 아름다운 자연의 변화 같은 것, 계절별로 다채롭던 노을의 컬러들, 돋보기로 불이 지펴질 것처럼 등에 쏟아지던 햇살, 사랑하는 사람들이 들어올 때 나던 겨울바람의 먼지 향기 같은 것. 단조로운 나의 삶에 어쩌면 작은 행복의 변주를 느낄 수 있는 순간들.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도 느낄 수 있는 매일의 고마움 말이야. (p.146)

환경을 바꾸지 않고도 매일을 색다르게 보는 방법을 생각해내지 않으면, 시간이 몇 배로 빨리 흘러가 쏟아낸 기억은 사라지고 텅 빈 기분만 남는다. 스치는 모든 배경을 환경으로 바꾸는 꾀돌이가 되어야지. 매번 잊지만서도 말야. 아이들의 시간이 느리게 가는 건, 너무나 귀엽게도, 매일이 새로워서래. (p.150)

누가 대신해줄 수 없는 매 순간의 어린아이 같은 치열함이, 결국 수시로 출몰하는 공허 따위를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알기 때문에, 쉴 수 없고 쉬기 싫은 마음. 눈치채지 못했던, 한없이 보드랍고 작지만 반짝이는 소중한 것들이 늘 우리 가까이에 있었고, 지금도 있으며,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p.159)

설령 돌고 돌아 처음과 같은 생각과 결론을 내린다 해도, 고민 끝에 처음과 같은 생각에 다다른 경우와, 고민해도 어차피 같은 결론일 거라 깊이 고민할 시도조차 안 하는 경우는 분명 다른 삶이 펼쳐진다고 나는 믿는다. (p.164)

세상이나 사람에게 의문이 많아질 때, 그 화살표를 나 자신에게 향하도록 돌려 물음표를 나에게 던지면, 생각보다 쉽게 답을 찾게 되는, 희한하지만 명쾌한 이치. 아무리 세상을, 상황을, 사람을, 탓하며 돌고 돌다 와도, 결국 언제나 답은 내 안에 있었지. (p.174)

어른이 되어 제일 힘든 건, 의외로 너무나 엉뚱한 사실이었다. 예를 들어, 머리로 이해하고 싶지 않은 일까지 눈치없이 가슴이 먼저 이해하게 되는 그런 것 말이다. (p.175)

그래도 둘도 없던 나로 태어나 일이든 사랑이든 가슴이 뛰는 일을 해야지, 마음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고 매일 해도 질리지 않던 습관 같던 그런 일 말이야. (p.190)

어떤 것을 가질 수 있고 어떤 것을 가질 수 없는 것인지, 선택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둘로 가를 수 없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나를 구원하는 유일한 방법은 먼저 남을 구하는 것이듯. (p.191)

독학력을 키우면 아무리 바빠도 모든 것이 흥미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능력을 좀 더 상승시키고 싶어진다. 그러나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클래식한 방법 외에는 잘 떠오르지 않는 걸 보니, 나에게 적합한 것은 역시나 양으로 뻔하게 밀어붙이기. 많이 보고, 많이 쓰고, 많이 찍고, 그리고 많이 먹고, 많이 말하고, 많이 관찰하고, 많이 성찰하고, 많이 통찰하는 것. 눈앞의 세상 모든 것들을 빠짐없이 내 안에 투과시켜 마음에 빼곡히 담고, 하나도 시시하지 않던 매일의 순간들을 소매치기가 얼씬도 못하도록 수시로 꺼내 확인하는 일. (p.211)

모두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매일의 성실함이 덧대어 만들어낸 반복과 누적의 그 무언가가 아닐까. 절대로 한 번에 가질 수도 없는, 의도 따위 없던 완벽하게 준비된 즉흥성이라고 나는 믿는다. (p.218)

타인의 경험을 알게 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내 것이 될 수 있으리라는 착각은 금물이다. (p.229)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건 더없이 맞다. 그렇지만 해 보지 않고도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고 선택할 수 있는 요행은 아쉽게도 없다. (p.230)

생각만으로 정답을 알 수 있었다면,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을 세상이었겠지. 정답은 ‘왜?‘라는 이유를 떠올려 명분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의 ‘어떻게?‘가 결국 명분이 된다는 걸 아는 것일지도 모른다. (p.231)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던 미래가 두렵기만 해서 같은 것만 먹고, 같은 곳만 가던 내가, 새로운 일이 생길 때마다 “경험할 수 있으니 너무 좋지!”라고 소리 내어 말하는 법을 조금씩 배우고 있다. 뭐가 맞는지에 대한 질문의 정답은 어쩌면 모든 것이 끝나는 날 알게 될까. 하지만 알게 되면 더는 누릴 수 없는 때에 이르렀을 테니, 계속 나를 추구해. 매일을 거르지 않고, 조금씩 그저 간다. (p.236)

돈보다 시간을 버는 일에 비중을 둘 것. 도처에 깔려 있던 황금의 비밀 같은 배움을 놓치지 않고 학습할 것. 누구를 혹은 무언가를 위해 살지 않을 것. 언제나 나의 삶을 사소한 것부터 사소하지 않은 것까지 매 순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한 것임을 누군가의 선택이 아닌 내 스스로 잊지 않을 것. (p.237)

아무것도 하지 않고는 내가 무엇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인지 알 수 없다. 나를 알아가는 방식이란, 결국 물리적으로 자꾸만 써대는 뭔가라는 점을 나는 잘 알고 있고, 택하고 있다. 고민 같은 것 없이, 자주 생각하고 자꾸 써대는 것들이 모여 잘하는 일이 되는 과정임을 알고 있다. 더 이상 의심 같은 건 접어두고, 거창하든 사소하든 그저 끌리는 대로 쌓여가는 거대한 시간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믿으며, 나는 그저 간다. (p.247)

나는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그 무엇도 평가할 마음이 없다. 그저 나 자신으로 살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 앞에서. (p.253)

매일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언제든 주변 환경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그게 가족이어서, 그저 오랜 친구여서, 그저 돈을 벌어야 하는 수단이기 때문에라는 각자의 절절한 이유에 나를 무심히 내맡겨서는 안 되는 것이다. (p.255)

‘언젠가 나는 제일 내가 되겠지.‘하고, 선명함 같은 건 도통 보이지 않던 낯선 길을, 오늘도 비뚤비뚤 빼곡히 걷고 있다. (p.265)

나에게 가장 좋은 레퍼런스는 결국 내 자신이 되는 일. 세상에 없던 무엇을 만드는 가의 문제보다는, 무엇이든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의 문제에서 언제나 정답은, 고스란히 모아둔 나를 온전히 투영하면 세상에 하나뿐인 무엇이 된다는 걸 잊지 않고서, 손익 같은 건 잠시 접어두고 계속 걸어가는 것. (p.266)

연민은 어느새 사리지고, 축복과 번영과 기대의 마음만 가득 신기하게 남아 있다. 그리고 ‘힘내요.‘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언제나 위기는 기회였다는 걸 아니까. (p.270)

모든 기준과 선택의 주체가 내가 되는 일이 너무나 당연한 것임을 매 순간 다짐하지 않으면, 집단 무의식에 아무 저항 없이 편승하게 되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p.275)

묘책같은 것 없이 그저 스스로를 맘껏 표현할 때, 그것이 결국 사랑받는, 신기하고도 어쩌면 당연한 귀결. 누구의 생각과 행동이 아닌, 모두들 자신의 이야기대로 살아감으로써, 작든 크든 스스로를 만족시키는 것이 제일이 되는 매일이기를. (p.279)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누군가의 맘에 드는 삶을 살아내는 방법보다는 나 스스로를 만족시키는 방법을 찾아냈고, 손쉽지 않고 수수께끼 같더라도 자신을 향해 살아내는 용기 있고 성실한 사람들만이 결국 누군가의 맘에 들게 된다는 것을 나는 알아차리고 만 것이다. (p.291)

아무 일도 벌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왜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표현하는가? 나는 가끔, 아니 꽤나 자주 이런 생각을 한다. 모든 사람은 피지컬부터 성향이나 성격까지, 하나의 완벽하고도 유니크한 존재로 이미 태어났다고 나는 믿는다. (p.293)

내가 나로 살았을 뿐인데, 자신이 조금씩 더 좋아지는, 아무도 모르던 진짜 자존감이 생겼다는 것. 누군가와 경쟁할 마음 없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삶의 유니크함이라는 진짜의 무언가를 찾는 사람들이 원하던 그 누군가가, 결국 내가 되는 선순환들이 이미 세상의 원리였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처럼. (p.299)

자기가 자기로 태어나 자기답게 사는 일이 어렵지 않기를. 그렇게 살아가는 내가 내 인생의 유일한 목격자인 동시에 증인임을 잊지 않기를. (p.301)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지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완성할 수 없던 나는, 너무나 작은 모래 알갱이 같은 존재. 같은 공간에 있던 모두가 만들어 놓은 결과물에 숟가락을 얹은 건 결국 나였다는 것을. (p.316)

나의 반짝이던 아이디어와 안쓰럽던 고민과 닳아 없어진 것 같은 노력으로 인한 성공과 인정, 실패와 질책까지 모두 타인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는 것을 모르던 시절이 부끄러워. (p.316)

곁에 있는 사람들, 다각도로 참 곱고 착해. 어디서 살 수도 없던 ‘선함’의 방사선을 이룬다. 우리를 늘 지배했던 모든 근간의 그 끝에는 언제나 사랑. 좋았던 서러웠던, 행복했던 아팠던, 평화롭던 불안했던, 흥미롭던 지루했던,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알았던 몰랐던 간에. (p.324)

어떤 한 분야를 계속해나간다는 것은, 결국 ‘이타적 마음을 지니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저 계속하고 있고 무엇인가 되었다는 것. 어쩌면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이 세상에 헌신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스스로를 구하려다 결국 타인을 구원했을지도 모를,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소명들이 모인다. (p.327)

시작은 스스로를 구할 뿐이었는데 결국엔 누군가를 구하고, 누군가를 구하려다 마음의 준비도 없이 자신을 구하는, 수혜자가 정해지지 않은 무한의 상관관계들. 짧기만 하던 내 안의 생각들은 보란 듯 빗겨 나가기 일쑤이지만, 그래서 알 수 있던 진짜의 마음들. 그 끝은 언제나 사랑. (p.333)